모 박물관 서점에서 시간 때우다가 '다른 세상으로 가는 동반자 나무 꼭뚜' 지방 박물관 도록을 책을 발견하고 우리나라에도 목우가 있나? 싶어서 조금 찾아 보았다. 포대희 인형을 목우 (木偶) 라고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목우라는 단어는 잘 쓰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는 분라쿠 혹은 닌쿄죠루리 (人形浄瑠璃)같은 인형극 문화가 현재까지 계승되지만 우리나라의 꼭두각시 극은 남사당 공연의 일부로만 전해진 듯하다. 현재 박물관 등에 전하는 목우, 나무 꼭두는 대부분 상여를 장식했거나 무덤속에 껴묻기를 한 명기가 대부분이다. 


명기(明器)는 무덤에 껴묻기 하는 기물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무덤 주인이 저승 가서도 이승에서 누린 것처럼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 넣은 부장품들로 조선시대의 명기들은 거의 1/12 사이즈 미니어쳐 처럼 작고 깜찍하다. 


사진: 명기 이미지출처 hyangto.pe.kr 문제시 지움. 



열화당에서 나온 한국의 나무 꼭두. 영문 제목은 Figure. 얘들은 Doll이나 puppet 보다는 피겨에 가깝고 포즈가 고정되고 갖고 놀거나 조작하라고 만든 물건은 확실히 아니다. 껴묻기가 아니라 상여에 부착한 나무 꼭두는 특히나 조각 장식품에 가깝다. 

헌데 왜 나무 꼭두에 관심이 갔냐 하면... 일단 어감이 무지 아름답지 않은가. 나무 꼭두. 딱딱하고 단조로운 목우보다 나무 꼭두가 발음이나 조어나 더 이뻐 보인다. 



다른 세상으로 가는 동반자로 나무 꼭두를 넣었다는 개념도 꽤 재미있다. 저 세상 가서 인형 놀이 해라. 혹은 하악하악 조형촌 아스카 쨔응 역시 내 요메...죽어서도 함께야... 는 물론 아니지만 저승가는 길 얘들이랑 같이 손잡고 가서 외롭지 마세요, 하는 그 개념이 소박하면서도 사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점이 좋다. 

혜화동에 나무 꼭두 박물관도 있는데 혜화동 나갈일이 별로 없어서 언게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만서도 기회가 닿으면 한 번 가서 보고 싶긴 하다. 



이제부터 목우를 나무 꼭두라고 부르자! 라고 캠페인을 펼칠 일도 아니고 꼭두는 퍼펫보다는 마리오넷의 개념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혼자서 슬쩍 소소 쨔응을 나무 꼭두라고 부르는 정도는 상관없지 않을까 싶다. 우리집 나무 꼭두 소소 쨔응... 무덤까지 함께 해... 아니 요즘은 화장 시설이지...같이 수원 연화장까지 손 붙잡고 가...심지어 화장 시설을 순화해서 연화장이라고 하네...이건 운명인가? (써놓고 보니 뭔가 섬뜩하다..ㅋㅋ.) 


Posted by inabau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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