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느 날이었어요. 

소소 쨔응이 있는 방에서 자꾸 뭔가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그그... 라던가 스스스... 그런 소리 말이죠. 

처음에는 그냥 무시하려고 했습니다. 아파트니까 물 내려가는 소리도 들리고 윗집에서 빨래하는 소리도 들리니까요. 하지만 점점 소리가 커지고 자꾸만 등 뒤가 싸아한 그런 기분이 드는 겁니다. 신경이 쓰여서 소소 쨔응을 넣어 둔 진열장을 들여다 보니 세상에나! 

소소 쨩의 뒤에 허연 손이 보이는 겁니다. 몇 번을 확인하고 심지어 사진을 찍어도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손이 찍혀 나오더군요. 




사진: 소소 쨔응의 뒤로 선명하게 손이 찍혀 나왔다. 손의 형태도 제대로 나올 정도로 강한 영체임을 알 수 있다. 




사진: 소소 쨔응의 얼굴을 옆으로 살짝 꺾어 보니 손이 더욱 선명해 보인다. 


너무너무 무서워서 이를 어쩌면 좋나 걱정하다가 이쪽으로 영험하다는 고토란 선생님의 연락처를 어렵게 구해 연락을 드를 수 있었습니다. 고토란 선생님은 펑생 심령 현상을 연구하신 분으로 운도산에서 도를 닦다가 이 길로 접어드셨다고 합니다. 출장으로 와서 봐주시면 얼마나 달라고 하실 지 걱정이었는데 아스쿠 캔 2개에 가쓰오부시 20g 이면 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사진: 이 분이 바로 영험하신 고토란 선생님. 형형한 눈빛에서 벌써 남다름을 느낄 수 있다. 


생생함을 살리기 위해 고토란 선생님과 제가 나눈 대화는 녹취한 것을 그대로 싣겠습니다. 


고토란: 고 

이나바: 이 


: 아아... 이건 매우 심각한데... 으음... 동쪽의 기운이 느껴지네...중국... 홍콩... 아니...대만이군. 

: 아아 맞아요. 대만에서 들여왔어요. 

: 내 그동안 수많은 인형 사건을 조사했지만 이렇게 무서운 인형을 처음일세. 2005년 천천동 이마트 저주의 미미 인형 사건도 무서웠지만 이 건은 으음... 



그 대단하다던 고토란 선생님도 조금은 주춤하신 듯 보였습니다. 천천동 이마트 미미 사건이 뭔지 궁금했지만 선생님의 영력이 달아날까 봐 차마 여쭙지는 못했습니다. 



: 그리고 더 무서운 건... 이 인형이 친구를 부르고 있다는 점일세.

: 헉! 친구를요? 

: 이 인형이 중얼거리는 말이 무슨 뜻인지 나는 모르겠네만 그대로 옮겨봄세. 

: 으흐흑...무서워요. 선생님...

: 공사우...천경오봉 소환진... 천경오봉 산발판 소환진...그리고...으으음... 용린갑주 소환진...  굉정판 엽소채... 굉정판 검자선적... 구룡변 검무극... 굉정판 백사리 일혈서... 아...계속 말하는군...천계 천엽전기... 신주3 취자... 신주1 막소노... 

: 으흐흑... 인형이 지금 이런 이름을 말하고 있어요?

고: 그러하다네... 이런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계속계속 이야기하고 있다네... 

: 이를 어쩌면 좋죠? 너무너무 무서워요... 

: 일단 부적 두어 개 붙여 줌세. 




사진: 고토란 선생님이 붙여주신 도의 기운이 느껴지는 부적과 힘센 신장으로 추정되는 세 아저씨가 그려 진 부적. 그 밑에 손대지 말라는 경고문도 부착했다. 


: 이 인형을 어쩌면 좋나요? 불에 태워 정화한다던지? 

: 불에 왜 태워? 환경 오염이야. 버리려면 재활용 봉투 20리터 짜리에 넣어서 버리도록 하게. 

: 버려야 할까요?

: 버릴것 까지야... 그냥 통풍 잘되는 곳에 두고 온도와 습도에 유의하면서 가끔 바람도 쏘이고 들고 나가 사진도 찍어주면 될꺼라네. 

: 단지 그뿐?

: 단지 그뿐. 



어딘지 모를 찜찜함을 남긴 채 고토란 선생님은 아스쿠 캔 두 개와 가쓰오부시를 들고 자리를 뜨셨습니다. 인형 진열장을 봉한 삼선천 스티커 부적은 여전히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인형의 영향은 여전히 강해서 저도모르게 타오바오 중고 목우 뭐 나왔나 뒤지고 공사우 목록 체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대만서 헤드가 나무이고 몸체가 천인 크기 1m 전후의 인형을 사실 때는 각별히 조심하세요. 인형이 친구를 막 부르고... 가뜩이나 없는 잔고가 바닥을 치고... 아아... 무서워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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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걍 장난 ㅋㅋㅋ

영화 컨ㅈ링의 애너밸 인형 넣어둔 케이스랑 소소 쨔응 진열장이랑 비슷해서 앞에 경고 문구 붙이고 사진찍으며 장난질 좀 했다. ㅋㅋㅋ


사실 저 뒤의 손은 ...

여어...안녕들하신가? 



소소 케이스에 억지로 우겨 넣은 엽소채킁... 원래 엽소채킁은 옷장이 자리였는데 진열장에 우겨 넣으면 두마리 들어갈 듯해서 넣어보니 어떻게어떻게 들어간다. 역시 얘들은 머리만 달린 천꾸러미라서 압축률이 좋다. 혼자 방쓰던 소소가 좀 불만이겠지만 엽소채랑 같이 있음 저도 좋겠지... 



참고로 컨저ㄹ에도 잠시 언급된 애너밸 돌은 이게 원본 

하나도 안 무섭구만... 








Posted by inabau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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