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포대희 본편을 벽력, 금광 통틀어 20시리즈 정도 본 거 같은데(대단하다, 나!) 검영마종은 20개 시리즈 통틀어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몰입도 끝내주는 시리즈였다. 

(참고로 TOP 5는 흑백용랑전, 결전시각, 병갑용흔, 도성혈인, 검영마종) 

검영마종 마지막 2화를 보면서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지금 뭔 일이 벌어진 거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넋을 잃고 보았다. 

포대희 시리즈를 20개쯤 보다 보니 숙제하는 기분으로 이거 얼른 보고 다음 시리즈 봐야지... 아, 왜 안 끝나...얼른 좀 죽어버려... 싶었던 시리즈도 솔직히 좀 있었다.



하지만 검영마종을 보고난 후 그래, 이 맛에 포대희 보는 거지. 새삼 깨닫고 다시금 금광 포대희 버닝 중이다. 차분하게 본편 보면서 덕질 중인데 사염문과 초여래가 화염병을 확 던진 그런 느낌이었다. 

(사: 정충! 아버지는 너를 믿는다. 화염병을 묵광 검 끝으로 쳐서 8시 방향으로 세 바퀴 회전시켜서 날려라! 넌 할 수 있어! 내 아들이니까!! 

초: ......아버지 아들 되기 참 힘들고만요...) 


(사진 1. 금광의 버닝 요정 사염문. 이쁘기는 진짜 이쁨...ㅠㅠ 출처는 금광 페이스북) 



구룡변 시리즈 3부작의 중간 시리즈로 마륙혈전과 구룡변을 잇는 과도기 시리즈인데도 과도기 시리즈 특유의 루즈함이 전혀 없고 스토리 완결도도 무척 높다. 

장경인과 흑백랑군, 망중인, 신고온황, 아카바네 등등 이전 시리즈의 거물들이 안나오거나 이름만 언급되지만 새로 등장한 세력과 금광의 이전 시리즈와 맥을 달리하는 신등장 캐릭터들이 거물들의 빈틈을 꽉꽉 메우고 있다. 금광은 캐릭터 만들기를 정말 잘 한다. 새로 등장한 캐릭터에 전에 없는 개성을 부여하고 스토리 속에 융합하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시리즈의 주된 세력 


마세 - 구룡변에서 사염문과 양황무기가 소공을 희생시켜서라도 마세가 열리는 것을 막으려고 했지만 결국 마세가 중원을 침공. 하지만 마세가 완전히 봉인이 풀린 것은 아니라서 귀제와 7선봉과 육세마라를 비롯한 수하 병력들만 중원으로 들어옴. 일단 들어오긴 했는데 후발대가 도착하지 않아서 은근히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 


중원 

초여래가 이끄는 백무회를 중심으로 독안룡, 만설야, 명의와 묵창리, 설산은연, 검무극, 동영으로 돌아가지 않은 아마미 코류와 소지 등등이 활약 중. 


묘강 

묘왕- 오랜 인고를 거친 쿠데타를 통해 묘왕 자리에 오른 북경왕과 여폭군 등등의 묘강 왕실. 일단 왕위에 오르기는 했는데 정통 왕위계승자인 창랑은 도망치고 묘강 군사세력인 철군위는 중립을 선언해서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함. 북경왕은 특유의 오래버티기로 누가 먼저 움직이나 기다리는 중. 북경왕은 마세와 중원을 오가면서 수싸움하고 있음. 그리고 높은 확률로 좋은 부분을 쏙쏙 골라 가져감.  


(사진 2. 묘강에서 좋아한 캐릭터 중 하나. 영호천리. 이쁘게 생긴 바보는 언제나 환영. 출처는 금광페이스북) 


감천궐과 창랑- 전 묘강왕의 형이자 연적인 손왕자(감천궐)는 왕실 권력다툼에 휘말려 30년 동안 유배당함. 그 과정에서 연인은 정적인 동생과 결혼하고 친구에게 배신당하는 일이 발생. 사실 연인인 희달은 천궐고명, 감천궐을 구하기 위해 묘강 왕실로 들어가고 묘왕과 결혼. 

그리고 창랑왕자를 낳고 젊은 나이에 병사.천궐고명의 친구인 숙(夙)은 가족 때문에 친구와 대적하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 씻을 수 없는 원한이 생김.   

무쟈게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보면 걍 큰아버지VS 외삼촌, 큰아버지VS 작은 할아버지. 

이런 헬같은 묘강 왕실에서 창랑이가 바르고 곧게 자란 게 기적... 


철군위 - 북경왕과 창랑 사이에서 간보는 중, 철숙구의는 왕가의 권력 다툼에 철군위가 가담하면 그 순간부터 사병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음. 어느 쪽이든 빨리 정리되기를 바라지만 내전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철군위 지휘관인 풍소요를 중원으로 보내는 등 암중모색 중. 



(사진 3. 철군위 지휘관 풍소요. 갈색에 너줄너줄함= 내 취향. 출처는 금광페이스북)


  

주인공들의 행적 

사염문- 초여래가 하는 일을 돕기는 하지만 개별적으로 소공을 구하기 위해 팔방으로 노력 중. 사씨 가문(장경인 포함)은 싹 잡아다가 두어달 동안 무인도에 가두고 삼시세끼를 찍든 지들끼리 치고받든 머리를 끄땡기든 해결을 보고 나오게 해야 함.

금광 보면 사씨 가문의 무게, 사씨 가문의 책임감, 사염문 아들의 무게가 정말 많이 자주 나옴.1970년대 운주대유협 사염문이 타이완 시청률 97% 나오고 전국적인 신드롬을 만들고 영상물 포대희의 기원이 되고 정부에서 포대희 TV상영을 금지하게 만든 거 생각하면 사씨 가문의 무게 어쩌고가 자꾸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감.  


초여래- 사부인 묵창리의 본심과...묵광의 제조 비밀....휴우... 하아... 

아무튼 아주 어려운 시련을 딛고 한단계 더 나아가나 싶었는데 육세마라가 그만... 

초여래와 사염문이 귀제&육세마라와 대결하는 장면은 검영마종 최고의 장면. 손톱을 아작아작 씹으면서 봄. 


(사진4. 금광의 모두의 연인. 초여래. 미모는 정말 탑을 달림. 이 조형은 좀 드세보이는데도 이쁨요. 출처는 금광페이스북)


설산은연- 설산은연 조형 바뀜. 젠장...더 할 말도 없음. 이미지도 올리기 싫음.    


창랑 왕자- 얘의 가장 큰 장점은 맷집이 아주 좋다는 점. 몸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맷집이 아주 좋음. 감천궐이 그렇게 패대도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 정신적으로 상처를 줘도 꿋꿋이 버텨냄. 이런 애를 세상에 내놓다니 묘강 왕실도 제 할일은 다 한 듯. 장하다 창랑아! 

(사진 5. 묘강의 희망. 묘강의 별. 묘강의 보배. 창랑왕자 신조형. 지금 보는데서는 이제 막 해골가면 벗고 돌아다니는 중. 검은 머리 미남=내 취향. 출처는 상동)



육세마라(소공)-형이 잡은 네임드 몹(귀제)을 스틸해서 마세 제존의 자리에 오름. 귀제의 조종을 받고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실상은... 사염문에게 또 다시 나를 빵빵 하려는 거냐는 장면은 금광의 약빤 연출을 제대로 보여주는 명장면.   

(사진 6. 마세 제존과 유쾌한 친구들.생긴게 저런 데 말하는데 애교가 넘침. 게다가 검은색임=내 취향. 출처는 상동)   



그 외에 마음에 걸리는 것


금광 복코 

육세마라, 만설야, 설산은연,독안룡, 풍소요 등등의 캐릭터들 코가 콧등 부분이 살짝 볼록하고 코에 살집이 있는 복코인 경우가 가끔 있음. 홍유성 선생 캐릭터의 경우 코에 분필을 박고 팔자주름이 있을지언정 복코는 아님. 조형가가 다른 듯. 육세마라나 풍소요의 경우는 그냥 살짝 볼록한 경우지만 설산은연이나 만설야의 경우는....음...금광 조형의 경우 피부 안쪽에 골격이 어디 붙었는지, 얼굴의 가는 근육은 어떻게 생겼는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입체적인 조형이 매력적이기는 한데 저 복코는...벽력서도 도무극 등 몇몇 캐릭터는 저 코를 가지고 있기는 한데 금광은 복코 빈도수가 높음... 그냥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코를 강조한 경우는 못생겨 보임, 설산은연 신조형 복코에다가 타이완 포대희의 네메시스인 팔자주름도 아주 강조되어 보임. 그래서 설산은연은 못생겼음. (막말) 



아무튼 2주만에 20화 시리즈 다 해치우고 이번 주 주중부터 마륙혈전 보는 중. 

사실 이 2주가 널럴하고 한가한 주도 아니었음. 밥 벌어 먹고 살고 정신없이 지지고볶고 하면서 시리즈 하나 끝냄. 이 시리즈가 얼마나 끝내주는 몰입도와 재미를 가진 건지 또 말해야 입만 아픔. 예전에 스티븐 킹이 소설창작 가이드책인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유명한 소설가들이 왜 책을 안 쓰고 휴식기가 긴지 이해가 안간다는 글을 쓴 적이 있음. 스티븐 킹은 원래 다작하고 자기 생일 날에도 글을 쓰는 인간이라 이런 말을 한 거이긴 함. 아무튼 왜 소설을 안 쓰지? 그 시간에 뭐하길래? 차를 닦나? 당췌 이해가 안가. 하고 글을 씀. 

나도 스티븐 킹 선생의 표현을 빌어서 마무리를... 

왜 이 재미있는 걸 안 보지? 


Posted by inabau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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